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19.7.26(금) 독서모임 & 꼼장어

맛집후기

by 갑도비 2019. 7. 29. 17:12

본문

 출근을 위해 당차게 문을 박차고 나오자마자 후덥지근하고 우중충한 날씨 덕분에 습식 사우나에서 모래시계를 2어 바퀴 돌리고 나온 기분이다. 건조기에서 바삭바삭 잘 마른 폴라 깃과 바지단은 젖은 공기 덕에 어느새 흐물흐물하다. 회사로 얼른 가고 싶다. 가면 퇴근하고 싶겠지만 지금은 간절하게 출근이 하고 싶다. 빽빽하게 깔려있는 전산장비들의 열기를  식혀주기 위해 365일 돌아가는 공조시스템 덕분에 습습한 느낌은 1도 없는.. 차가운 사막 같은 사무실이다. 비 오는 날 웅덩이를 밟아 눅눅해진 양말을 말리기에도 제격인 환경 덕에 이런 날엔 회사가 간절하다.

 

 드디어 퇴근이다. 퇴근은 정말 대단하다. 침침했던 눈도 뻑뻑했던 목과 허리도 불안했던 마음도 금세 낫게 만든다. 아침에 간절하게 찾았던 회사는 지금 1초도 더 머물고 싶지 않은 장소이다. 하루 종일 냉각된 머리는 냉방병으로 깨질 듯이 아파오고 온몸은 으슬으슬하다. 하루 종일 겨울에 입는 후드 집업을 입고 있었지만 소용이 없나 보다. 미련 없이 떠난다.

 

오랜만에 바깥공기를 마실 기회를 갖는다. 와이프 님과 함께 독서 모임을 신청했다. "소모임"이라는 어플을 통해 찾은 모임이다. 이직으로 저녁에 활용할 시간이 생기면서 공통 취미 생활을 만들자는 취지로 모임을 뒤적뒤적거린 끝에 교양도 기르고 지식도 넓힐 수 있는 독서모임을 택했다. 얼마나 지속될지 모르지만 당분간 만이라도 독서를 한다면 이득이 아닌가 싶다. 

 

지하철에서 내리자 마자 장대비가 쏟아진다. 머리는 소중하니까 약속 장소까지 가방을 뒤집어쓰고 이동한다. 홀라당 하면 가뜩이나 멋진 얼굴이 아닌데 거울을 볼 자신이 없어 처절하게 막아준다. 약속 장소는 뚝섬역 근처의 "파머스 카페"였다. 정글에 온듯한 비주얼이 인상 깊었고.. 길고양이에게 내 자리를 내어 주어야 했던 카페였다. 임신을 했는지 배가 나만큼은 나와 있는 듯했다. 밥 달라고 야옹야옹하는데 배가 많이 고픈 모양이었다.

 

 

소규모로 진행했던 모임이었는데 나름 괜찮게 끝났다. 독서에 소양이 얕아 많이는 못 알아 들었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바깥 모임을 했다는데 의의를 둔다. 다음에 또 나올지는 모르겠다~!

 

열띤 토론으로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카페 인근을 3바퀴나 돌아야 했다. 그리고 심사숙고한 끝에 "땡고추 꼼장어" 식당에서 꼼장어를 먹기로 했다. 꼬릿 꼬릿 한 곰장어 향이 처음에는 싫었는데 먹다 보니 먹게 된다. 마치 커피처럼~!

(20대 초반에는 이 쓴걸 왜 돈 주고 사 먹나 했는데 직장생활을 하며 입에 밴 습관이 여태껏 이어져 왔다. )

 

꼼장어 2인분 클리어 하고 부족했는지 갈매기살 1인분을 더 시켜 먹었다. 이게 행복아닌가 싶다.

 

   

꼼장어(미국산) 2인분 24,000원
갈매기살(호주?) 1인분 14,000원

소주2병 비워내고 술 깨려고 집까지 1시간 정도 걸어서 복귀했다. 끝.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